[DBB : Depth Before Breadth / BBD : Breadth Before Depth]
무안공항 참사로 유명을 달리한 고인의 명복을 기원합니다 뉴턴의 고전물리학 범주에서는 주로 분석적 관점(Analytic view)으로 현상을 판단한다. 우리 모두가 교육받고 실천하며 익숙해져 있는 방법으로, 눈에 보이는 (원인이라고 생각되는) 현상을 가능한 한 작게 나누고 분석하여 문제를 해결하며 살아가고 있다. 누구나 유사한 교육을 받았으므로 유사한 프레임이 지배한다. 그러나 과거의 어느 시점보다 더욱 빠르게 변하는 주변의 환경과 조건은 더 이상 분석적 관점만으로는 해석할 수 없는 미지의 세계가 확장되면서 시스템의 종합적 관점(Synthetic view)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양자역학을 비롯한 각 분야의 최신 이론과 기술의 변화는 이를 입증하고 있다. 분석적 관점인 깊이우선 개념은, 최초 인식한 원인이 사실이 아닐 경우 더 이상 문제의 핵심과 근원을 파악할 수 없게 되거나, 처음부터 범위를 제한하여 깊게만 분석하였으므로 깊이의 한계점도 존재한다. 사실상 처음부터 넓게 파야 더 깊은 부분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넓이우선 개념의 종합적 관점은 해당 시스템 전체의 변화를 주시함으로써 분석적 관점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 현대사회의 문제점은 한두 개의 단일요인이기보다 복잡하고 복합적 요인에 의해 대부분 발생한다. 특히 무안공항 참사와 같이 사람과 조직 및 자동 항공시스템이 결합된 대표적인 대형사고를 문제점의 원인분석 초기시점부터 깊이우선 방식으로 접근하면 문제의 참원인을 파악하는 것은 고사하고, 원인파악이 부실하였으니 당연히 대책수립도 불안전할 수밖에 없다. 또한 이를 바라보는 다른 관점을 가진 국민들의 의구심만 가중되어 바람직한 소통사회는 더욱 멀어지게 된다. 이번 대형참사에 대한 주류 방송사와 일부 정치인들의 신속한 주장을 조금만 떨어져 판단해 보면 지극히 편향된 깊이우선 방식의 개념에 해당한다. 스스로 보고 싶은 부분만 따로 떼어내 그것을 문제의 원인으로 지적하면, 오히려 그 의도마저 의심을 받게 된다. 역겨운 생각이지만 사고인지 사건인지조차 헷갈리게 될 수 있다. 수많은 요인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시스템사고의 원인분석이 그렇게 단순하고 빠르게 판단되는 자체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마음은 원인을 완전히 파악할 수 없지만, 그 원인을 찾으려는 욕망은 영혼에 심어져 있다. 그리고 그중 개별적 원인으로 볼 수 있는 어느 하나를 조건의 다양성과 복합성은 고려하지 않은 채, 자신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하나를 잡아채며 말한다. “이것이 원인이다!”(Tolstoy, 1993)] RS+250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