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선거 음모론

스트레스는 만고불변의 해악이므로 제거의 대상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사고방식을 바꾸어, 스트레스에는 나쁜 요소인 디스트레스(Distress)와 좋은 요소인 유스트레스(Eustress)가 혼재되어 있으므로, 디스트레스 요인을 유스트레스 요인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역량을 기르는 것이 더욱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면 스트레스는 필연적인 것이다. 사실 우리의 일상사 자체가 스트레스이므로 제거나 약화의 대상이 아니라, 오히려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의 대상이 된다. 스트레스를 제거하면 인간이 생각하고 존재할 의미가 없는 의식불명의 상태인 것이다.

리스크의 사전적 의미는 위험이다. 따라서 산업안전분야에서 리스크 어세스먼트(Risk Assessment)를 위험성 평가라고 부르며 평가된 요소들은 제거의 대상이 된다. 그러나 만물이 변하듯 리스크의 개념도 확장 해석되어 불확실성이라는 의미로 바뀌면서 좋은 요인과 나쁜 요인이 다 포함되었다. 리스크 자체도 우리의 일상사에 누구에게나 항상 존재하는 필연인 셈이다. 결국 리스크는 제거할 수도 없으며, 제거나 약화의 대상이 아니라 나쁜 리스크 요인을 좋은 리스크 요인으로 강화시킬 수 있는 역량을 기르는 것이 더욱 안전한 시스템사회에 살고 있다.

공공의 이익과 안전을 도모하기 위한 (정적인) 매뉴얼이나 규제도 개개인 일상사의 (동적인) 스트레스와 리스크가 복합적으로 상호작용하여, 모두가 기대하거나 의도했던 것과는 다르게 진행되는 경우를 흔하게 보게 된다. 이렇게 변동되는 상황을 어떤 시각으로는 규정 미준수, 위반, 일탈 등과 같은 부정적 용어로 표현하며, 또 다른 시각으로는 적응, 유연, 임기응변 등의 좀 더 중립적이거나 긍정적으로 표현한다. 매뉴얼이나 규제자체가 문제되는 것은 아닌지 의문도 있다. 이와 같이, 어떤 개념으로 판단하는 것이 더 안전하고 합리적인지는 검토되어야 한다.

최근 부정선거 바이러스가 또다시 등장하고 있다. 어떤 선거이든 투표가 끝나는 동시에 (또는 투표진행 중에도) 한편에선 부정선거를 주장하고 다른 한편에선 음모론을 주장한다. 개표상황과는 무관하게 주장하므로 모두가 용한 점쟁이가 된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필연적으로 동행해야 하는 스트레스와 리스크의 양면성처럼, 안전과 불안전은 항상 공존하다. 같은 이유로, 선거도 부정선거를 필연적으로 동반하므로 부정선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주장은 모든 인간의 사고방식은 동일하다고 주장하는 것과 같다. 단, 그 부정이 상식선에서 인식할 수 있으며, 상호 간 소통과 협조를 통해 절충할 수 있는 것인지, 또는 특정목적을 위해 의도적으로 실행된 부정으로서 수준이 전혀 다른 부정성(不定性: Incertitude)과 부정성(不正性) 사이의 어디선가 숨어 지내며 사익만을 추구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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