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분야에서 가장 흔하게 등장하는 용어는 인적오류(Human Error)일 것이다. 표현방식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겠지만 모든 사고 원인의 70~90%는 인적오류 라는 전문가들의 평가 때문이다. 원인의 판단기준이 다르므로 개인적으로는 전혀 동의할 수 없는 수치이지만, 인간의 실수나 오류가 이렇게 만고의 역적으로 추락하게 된 이면에는, 사건사고의 원인파악 요소들 중 비교적 단기간에 적은 비용으로 결과를 산출할 수 있다는 편리함과, 수십년 간 의심없이 사용되어온 이분법적 사고(思考) 프레임의 익숙함 때문일 것으로 이해된다.
1979년 TMI원전사고(Three Mile Island, 미국 펜실베니아주)가 인간의 정보처리 능력 과부하가 원인으로 판명된 이후, 지금까지 오명을 벗지 못한 체 사건사고가 발생하면 그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당연히 각종 매뉴얼과 단순 비교 평가를 받게 된다. 숙달된 조교라도 촘촘히 구성된 매뉴얼을 피할 수만 있다면 오히려 천운이 따른 사람이 된다. 인적오류를 원인측면으로 분류하면, 의도하지 않은 착오나 상기실패, 능력 또는 지식 부족, 무리한 일, 위반 등으로 분류하고, 또한 위반을 초보자위반과 숙련자 위반으로 세분류하는 학자/전문가들도 있다. 그러나 누구도 분류하거나 지적하지 못하지만, 안전 대책에 대한 방향성을 결정한다는 의미에서, 초보자나 숙련자의 위반 오류보다 더욱 막중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전문가 오류”일 것이다.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시스템은 동적(Dynamic)으로 변하고, 시스템 각 요소들의 상호작용과 상호의존성에 의해 상대적 무지(Relative Ignorance)의 상태는 더욱 증가하여, 인과성과 선형적 가정에 따른 기존의 시스템 해석만으로는 더 이상 문제해결이 어렵다는 사실은 대부분의 전문가들도 인지하고 있다. 그렇게 인식하면서도 대응과 예방은 과거의 프레임과 매뉴얼에 의해 기 인식된 범위에서 결과적 결과(Resultant results)의 미봉책만 남발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대부분의 시스템은 그 이전의 시스템보다 더 복잡하므로, 그 대책도 이전보다 복잡한 해결책이 당연히 필요하다. 따라서 특정 분야의 전문가라도 새로운 해결책에 대한 학습은 누구보다 우선적으로 실천되어야 한다. 복잡계 시스템 안전의 문제 해결에 관록의 훈장은 어떠한 도움도 되지 않으며, 오히려 과거의 화려한 경력과 패러다임을 절대화하거나 강하게 얽매여 있는 한 모두의 안전을 저해할 뿐이다. [그 작가는 안일과 나태와 허위 속에 완전히 탐닉해버리고 스스로 자기의 정체에 화사한 도금(鍍金)을 입히기에만 분망한다. 그러면 거기에서 이윽고 하나의 거룩한 우상이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지금은 모든 것이 새로이 출발해야 될 전환기인 것이다. 우상을 파괴하라! (이어령)] 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