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섯 명의 조력자가 있다. 그들은 나에게 모든 것을 가르쳐 주었다. 그들의 이름은 5W1H 이다. (중략) 그녀는 눈을 뜨는 순간부터 백만 번의 ‘어떻게’, 이백만 번의 ‘어디서’, 칠백만 번의 ‘왜’를 보낸다. (The Elephant’s Child, Rudyard Kipling, 1902)
수만 년 전부터 인간은 특정 사물이 다른 사물의 원인이 되고, 전자를 손대면 후자를 바꿀 수 있다는 인과적 추론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이 발견을 통해 조직화된 사회가 생겨났고, 마을과 도시가 생겨났으며, 결국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과학과 기술기반의 문명이 탄생했다. 이 모든 것은 우리가 ‘왜’ 라는 간단한 질문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The Book of Why, Judea Pearl, 2018) 일상을 살아가며 개인의 감정이나 직감에만 의존하지 않고, 각자의 조력자 여섯 명을 충실하게 움직이는 사람일수록 풍요롭고 합리적인 생각을 한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위의 시는 과장되고 은유적 표현이지만, 조력자 중에서 ‘왜’의 임무에 비중을 두었다. ‘왜’는 사고(思考)를 확장하고 정보를 연결하며 해석하는 힘을 키워준다. 최근의 시스템 안전이론(Safety-II)에서도 복잡성을 해석하는 핵심 키워드 중에 ‘왜’를 심도 깊게 다루는 이유이기도 하다. [복습] 역대급 재정적자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민생회복지원 소비쿠폰을 지급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나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 얼마를 받는지, 과연 받아야 하는지 등 많은 의문이 생긴다. 소비쿠폰을 받든 안 받든 선택은 개인의 자유이지만, 생산자도 아니고 소비자 입장인 정부가 이시기에 ‘왜’ 전 국민에게 주는지를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것부터 시민안전의식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RS+25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