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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미국정부에서 시작한 인간게놈 해독프로젝트 중 "ELSI (Ethical, Legal and Social Implications) 연구"프로그램이 탄생했다. 그후 나노기술이나 뇌과학과 같은 프로젝트에도 적용되었고, 많은 나라에서 유사한 연구가 시작되어 2010년 중반에는 보다 넓은 개념으로 발전하여, 용어의 명칭까지 변경(Implications -> Issues) 되었다. 지금은 생명과학과 의학뿐만 아니라 자연과학과 인문사회과학 분야까지 폭넓게 이 개념이 정착되어 가고 있다. ELSI 개념은, 새로운 기술 및 과제를 구현하는 데 있어서 "윤리적, 법적(제도적), 사회적 과제"를 지속적으로 연구하여, "융합 지식"을 사회에 적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처럼 인간의 공동생활에서 보다 안전ᆞ안심사회를 구축하기 위해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요소에 윤리적 개념은 필수이다. 기술적으로 우수한 것을 만들기만 하면 사회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상식적인 윤리규범을 초월하는 특정한 이해집단만의 목적은 ELSI와 정확히 반대의 길을 가는 것이다. 더욱 신속하게 전파되는 SNS의 악플들도 프라이버시 침해, 공정성, 사회수용성 등의 측면에서 ELSI와 매우 큰 간격이 존재한다. 간격이 커질수록 제어범위를 넘어선 불확실한 리스크는 확실한 위험으로 돌변하게 된다. 조직 관리자들이 구상하여 설계한 일 (WAI: Work As Imagined)과 현장에서의 실제일(WAD: Work As Done)과의 간격이 커지면 사건사고로 변모하는 것과 동일한 이치이다.

 

늘 그렇듯 사회 여론은 불안정하고 단기적으로 변화하기 쉽다. 반면에, 사람들이 지켜야 할 윤리규범은 단기적으로는 변화하기 어렵다. 아울러 현실적으로 우리의 모든 행위는 법과 제도의 틀에 기반을 두어야 한다. 기업활동에서는 법과 윤리가 준법경영과 사회적 책임(CSR)이라는 형태로 나타난다. 새로운 기술이나 과제가 도입되면 기존의 것과 맞지 않는 사태를 자주 보게 된다. 새로운 과제의 사회적 구현이라는 맥락에서 이해관계가 매우 복잡하게 상충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정한 사회적ᆞ기술적 과제에 대해, 해당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이해관계자들의 행위가 눈물겹도록 보인다. 그러나 목적만 달성하면 된다는 사고방식으로 변질될 소지가 있어서, 이는 곧 현대사회의 복잡성과 불확실성을 대폭 증가시키며, 불안전한 도를 넘어, 급기야 위험사회를 조장하게 된다. 

 

반론의 여지없이, 사회ᆞ문화ᆞ경제ᆞ정치의 모든 행위는 상호 간 연결되어 있다. 어느 하나가 따로 작동할 수 없는 시스템 사회이다. 최근의 국회의원 선거와 국민의식이 또다시 무질서하게 혼합되어 하마평이 무성하다. 삼류(三流) 정치인 뒤에 숨은 사류(四流) 국민이라고 자학한다. 이럴 때마다 상기해야 할 기준이 있다. 

 

세계적 흐름인 엘시와 나는 동행하는가? 반대의 길을 가는가?  

간격이 클수록 안전ᆞ안심 사회와는 거리가 멀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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