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생명은 뿌리에 있다.

그러나 그 뿌리까지 영양을 공급하는 광합성작용과 에너지를 얻는 호흡작용은 나뭇잎이 담당한다. 뿌리와 잎은 이렇게 공생한다.

뿌리와 잎은 공생하지만 썩은 잎은 보여도 썩은 뿌리는 보이지 않는다. 보이는 썩은 나뭇잎은 나무 생명에 지장이 없지만, 보이지 않는 썩은 뿌리는 나무의 생명과 직결되어 있다.

인간세상에서 나뭇잎은 각 개인이고 뿌리는 조직이다.

그래서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보이는 인적오류는 쉽게 제거하지만, 보이지 않는 조직오류는 더 깊은 곳으로 숨바꼭질 한다.

나뭇잎과 뿌리가 공생하는 한 몸이듯

조직오류의 현장이 곧 인적오류 이다.

뿌리가 안 보이는 것이 아니라, 보려고 안 하니 못 보는 것이다.

인적오류의 기준과 범위는 애매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조차 사고의 원인은 인적오류라고 확신하며 각종 미디어를 장악한다. 평생 한 분야만 좁고 깊게 판 게으른 전문가는 얼마나 넓은 세상이 있는지 볼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한지 오래되었고 이미 그 조직의 일원이 되었다. RS+230820